아파트 공동배송으로 택배비 아끼는 법
이웃과 함께라면 택배비도 아낄 수 있다
평소 인터넷 쇼핑을 즐기다 보면 하나씩 드는 생각이 있다. 분명 비슷한 물건을 이웃들도 살 텐데, 굳이 각자 따로 주문해서 각자 배송비를 내야 할까 하는 의문이다. 특히 공산품이나 생필품처럼 반복적으로 구매하는 물건의 경우, 공동으로 주문하면 여러 가지 이점이 있을 것 같았다. 그런 고민 끝에 우리 아파트 단지 내에서 작게나마 공동배송 실험을 시작하게 되었다.
처음엔 가까운 몇몇 이웃들과 시작했다. 모두 엄마들이고, 아이들 연령대도 비슷했다. 주로 구입하는 품목도 비슷했다. 아이 간식이나 생수, 주방세제, 키친타올 같은 것들이 주 대상이었다. 먼저 단톡방을 만들어 요즘 필요한 품목을 공유하고, 특정 품목을 고른 뒤 공동구매 형식으로 주문을 넣는 방식이었다. 그리고 단지 내에서 한 사람의 주소로 일괄 배송을 받은 후, 개별적으로 나눠 갖는 시스템이었다.
택배비 절약은 생각보다 눈에 띄었다. 원래는 개별적으로 주문할 경우 3000원 안팎의 배송비가 들었지만, 공동배송을 하면 무료배송 조건을 쉽게 맞출 수 있어 배송비가 거의 들지 않았다. 심지어 어떤 날은 도매 사이트에서 대량 구매를 통해 상품 자체 단가도 절약할 수 있었다. 단순히 택배비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소비 비용을 줄이는 효과가 있었다. 이러한 경험은 생각보다 만족도가 높았고, 점차 참여자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공동배송이 만들어낸 유대감과 새로운 문화
단순한 공동배송이었지만, 그 안에는 공동체의 온기가 있었다. 함께 필요 물품을 나누고, 시간 맞춰 물건을 나눠 가지며, 자연스럽게 안부를 묻고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처음에는 단순한 절약이 목적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공동배송은 우리 단지의 작은 문화처럼 자리잡았다.
우리는 공동배송을 정기적으로 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매주 수요일 오전에 필요한 품목을 공유하고, 그날 오후까지 주문을 마친 뒤 금요일에 배송이 오면 주말에 나눠갖는 방식이다. 특정한 규칙이 생기자 참여가 더 활발해졌고, 신뢰도 쌓였다. 나중엔 장바구니를 공유한 후 공동으로 결제를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이웃이 생기기도 했다. 정산은 계좌이체나 간단한 현금 정산으로 처리했고, 금액이 작아서 큰 불편은 없었다.
무엇보다 재미있었던 점은, 이 공동배송이 단순한 소비를 넘어 새로운 경험과 이야기를 만들어준다는 것이었다. 어떤 날은 새로운 브랜드의 제품을 같이 시식해보는 작은 시식회도 열었고, 실패한 구매에 대해서는 함께 웃으며 다음엔 다른 걸 시도해보자고 이야기했다. 자연스럽게 엄마들 사이에 정서적 지지도 생겼고, 정보 공유도 활발해졌다. 누군가는 말하길, 공동배송 덕분에 단지 생활이 훨씬 풍요로워졌다고 했다.
공동배송의 한계와 앞으로의 방향
물론 모든 일이 그렇듯 공동배송에도 한계와 아쉬움은 있었다. 먼저, 품목 선택의 제한이 있었다. 모두에게 필요한 물건만 고르다 보니 다양한 소비가 어렵다는 점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급하게 필요한 물건은 따로 주문해야 하는 불편도 있었다. 또한 주문량이 많아질 경우, 물건을 보관하고 분배하는 사람에게 일정한 부담이 가는 것도 사실이었다.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돌아가며 배송지 역할을 맡는 방식으로 부담을 나누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시간 조율이었다. 모두가 바쁜 일상을 살고 있기 때문에 배송 도착 시간이나 수령 시간에 대한 조율이 어렵기도 했다. 몇 번은 배송이 늦어지거나, 물건이 누락되어 곤란했던 적도 있었지만, 이 또한 경험을 통해 조금씩 개선할 수 있었다. 중요한 것은, 서로 배려하고 신뢰하는 태도였다.
앞으로는 이 공동배송을 좀 더 체계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구글 문서나 스프레드시트를 활용해 물품을 사전에 정리하고, 참여자들이 클릭 한 번으로 필요한 물품을 표시할 수 있게 하면 더 효율적일 것이다. 또한 도매몰이나 정기배송이 가능한 플랫폼과의 연계를 통해 더 다양한 제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방법도 모색 중이다.
공동배송은 단순한 절약 이상의 가치를 준다. 함께 소비하고, 함께 나누고, 함께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실험이었고, 그 결과는 매우 긍정적이었다. 앞으로도 이런 작은 변화들이 더 큰 공동체 문화로 발전해 나가길 기대해 본다.